中에도 밀리는 한국 주주환원율…이번엔 개선되나

입력 2024-02-02 18:42   수정 2024-02-04 22:40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 대책에 대한 기대로 주식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이 주가를 잠깐 띄우는 ‘단기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본질적 기업가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에서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이면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지 않은 기업을 외부에 공표하는 내용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달 도입한다. 상장사의 주주환원책을 끌어내기 위한 목적에서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인 팩트셋과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한국 상장사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29%로 미국(93%)과 신흥국(37%), 중국(32%) 등을 밑돌았다. 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 자사주 매입금 등 주주환원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정부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조짐에 기업들은 주주환원책으로 화답하고 있다. 최근 기아는 결산 배당액을 기존보다 2100원(60%) 늘린 5600원으로 책정했다. 삼성물산은 시가 기준 1조원이 넘는 보통주·우선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697억원어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주주환원책이 나오면서 주가도 움직이고 있다. 삼성물산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업종별 주가가 고르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정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업 곳간에 쌓인 현금성 자산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에 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주환원책이 단기간에 주가를 띄울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강화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BR이 낮은 업종은 유통·금융·건설업을 비롯해 성장이 둔화된 산업”이라며 “낮은 PBR은 저평가 자산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정책이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BR을 끌어올리려는 논의를 보면 박근혜 정부 때 불거진 이른바 ‘사내 유보금 과세’ 논쟁이 떠오른다”며 “금융당국이 저PBR 기업에 낙인을 찍어도 상당수 기업은 ‘버티기 모드’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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